본문 바로가기
미디연구소

미디에서 사용하는 가상악기를 알아보자

by 자바슈크림 2022. 6. 16.

가상악기란 무엇인가요

미디 공부를 시작한 분들께 가상악기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미디 데이터를 입력하고 출력하는 기초 과정을 공부하고 나면 실제 소리를 내어주는 악기에 관심이 많이 지기 때문입니다. 가상악기는 말 그대로 가상의 악기입니다. 실제 형체가 있는 악기가 아니라 악기 소리를 흉내 낸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소프트웨어로 신디사이저가 하는 일을 대신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Software Synthesizer)'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보통은 미디 시퀀서 내의 트랙 패널에 플러그인 형태로 작동합니다. VST 또는 AU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것은 사용하는 시퀀서에 따른 가상악기 인터페이스의 규격입니다. 큐베이스를 사용자들은 VST(Virtual Studio Technology)를 사용합니다. 초보자분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시퀀서는 큐베이스였습니다. 그래서 가상악기라고 하면 VST를 떠올리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최근 로직 프로 사용자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로직 프로에서의 가상악기 인터페이스 규격은 AU(Audio Unit)입니다. 그래서 VST라고 얘기한다면 가상악기라고 생각하면 되고, 본인이 로직 프로 사용자라면 AU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가상악기의 장점과 단점

가상악기는 컴퓨터 안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많은 장점을 가집니다. 예를 들어 드럼 녹음을 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실제 드럼을 구입해야 합니다. 그리고 드럼을 설치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이어서 드럼 별로 녹음할 마이크를 설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마이크를 연결할 다채널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필요합니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걸 바로 알아챌 수 있습니다. 미디를 경험해보지 못한 분들도 금방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하지만 가상악기는 소프트웨어로 동작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필요 없습니다. 가상의 악기가,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마이크와 케이블의 연결만으로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컴퓨터의 성능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악기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케스트라를 녹음한다면 정말 힘든 일입니다. 연주자들만 수십 명이 넘습니다. 그 인원들 모두에게 마이크를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가상악기를 사용한다면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만약 연주자가 50명이라면 시퀀서 내에서 50개의 트랙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위의 예시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상악기는 미디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악기와 연주자, 공간과 장비까지도 필요 없기 때문에 정말 많은 예산을 아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좋은 가상악기도 단점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정말 고가의 가상악기가 아니라면, 아직 원래 악기의 소리를 내는데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리가 좋다'는 것은 개인 취향의 영역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악기의 소리에 가깝게 내어야 한다'라는 가정을 한다면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시퀀서가 제공해주는 가상악기들의 퀄리티에 실망하고 고가의 단일 가상악기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피아노만을 샘플링하여 만들어낸 가상악기는 시퀀서보다 더 고가에 판매되고 있기도 합니다. 사운드가 좋은 피아노를 가지고 있다면 마이크를 구입해서 녹음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라이브 연주가 중요한 음악 장르일수록 가상악기에 투자하기보다 좋은 악기와 마이크에 투자하는 걸 더 추천드립니다. 또 하나의 단점은 정확한 표현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 악기는 강약의 조절, 숨의 조절, 활의 방향, 손가락의 떨림 등을 이용해 연주합니다. 하지만 미디로 이 모든 것을 표현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입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실제 연주자가 바로 연주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 경우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의 성능에 따른 결과가 단점입니다. 컴퓨터의 성능이 허락하는 한 트랙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는, 반대로 컴퓨터의 성능이 좋지 않으면 가상악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가상악기를 꼭 공부해야 합니다

위에서 여러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았습니다. 자신의 상황과 예산이 중요한 부분일 수 있습니다. 연주자이면서 미디를 공부하려 한다면 미디에 투자하는 것보다 하드웨어(마이크와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투자하는 것이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오디오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습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가상악기 공부는 꼭 하셔야 합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가능성이 많은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더 나은 가상악기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샘플 방식으로 만들어진 가상악기들, 소프트웨어 신디사이저의 성능 발전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가상악기들 등은 오리지널 사운드와 비슷해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용 방식의 변화도 있습니다. 패턴을 이용한 가상악기 연주 등도 새로운 방식입니다. 실제 연주하는 리듬을 따라 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사운드를 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의 가상악기에 실망했더라도 새롭게 출시되는 가상악기들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가상악기들에 대한 의견을 서로 공유하고 더 좋은 가상악기를 찾아다니는 여행을 계속해나가야 하겠습니다.

반응형